"관절 통증, 연골 손상 개선"... 뇌전증 치료제,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 효과 기대
뇌전증(간질) 치료제 성분인 '라코사미드(Lacosamide)'가 퇴행성 골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연골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류촨쥐(Chuan-Ju Liu), 푸원위(Wenyu Fu) 교수 연구팀은 생쥐 동물 모델과 실제 관절염 환자에서 채취한 연골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통증 완화에만 그쳤던 기존 관절염 치료의 한계를 넘어, 마약성 약물을 대체하면서도 병의 진행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라코사미드의 효능을 평가하고, 체내에 장기간 머물게 하는 주사제 형태의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간의 관절염 연골 세포와 조직을 배양해 약물의 최적 농도와 기전을 분석했으며, 인위적으로 관절염을 유발한 생쥐 모델을 그룹당 6마리씩 나누어 8주간 관찰했다. 특히,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고안된 '제2형 콜라겐 기반 하이드로젤'에 라코사미드를 탑재해 생쥐의 관절 내에 4주 간격으로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라코사미드를 투여받은 군은 기존 뇌전증 약물인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의 낮은 농도(0.1mg/kg)만으로도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연골 보호 및 통증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약물을 탑재한 하이드로젤을 관절에 주사한 뒤 체내 형광 이미징을 추적 관찰한 결과, 약물 단독 주입군은 14일 이내에 대부분 체내에서 빠져나간 반면, 하이드로젤 투여군은 주사 후 42일까지도 약물이 관절 국소 부위에 머물며 장기적인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치료 효과가 라코사미드가 연골 세포 내 통증 및 염증 조절 이온 통로인 'Nav1.7'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약물은 연골 보호 단백질인 HSP70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연골 파괴를 유도하는 미드카인의 작용을 억제해 연골 세포 대사의 균형을 회복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게다가 인체 온도에서 젤 형태로 굳어지는 하이드로젤이 약물의 약 99%를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하도록 돕고, 관절 조직과 자연스럽게 융합해 치료 시너지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연구의 교신 저자인 류촨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라코사미드가 골관절염의 진행을 조절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이중 작용 억제제임을 확인했다. 하이드로젤 기반의 지속 방출 시스템과 결합함으로써 비침습적이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Collagen II hydrogel-mediated sustained delivery of lacosamide attenuates cartilage degeneration and pain in osteoarthritis: 제2형 콜라겐 하이드로젤을 매개로 한 라코사미드의 지속적 전달이 골관절염의 연골 퇴행 및 통증에 미치는 완화 효과)는 2026년 2월 국제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Bioactive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