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60/60 원칙 지켜야"…이명 예방하는 생활 속 관리법은? [인터뷰]
[인터뷰] 이비인후과 전문의 남국진 원장
이명, 조기 진단과 체계적 치료로 증상 조절 가능
치료 효과 높이려면 올바른 청취 습관과 생활 관리도 중요
이명은 단순히 귀에서 나는 잡음이 아니라 수면과 집중력, 정서 안정까지 흔들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만성 증상이다. 완치가 쉽지 않지만,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체계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조절하고 일상으로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보청기, 소리치료, 인지행동치료(CBT) 등 전문적 접근은 물론, 올바른 청취 습관과 생활 관리 역시 치료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 1부에 이어, 이명의 진단·치료 과정과 환자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관리법을 이비인후과 전문의 남국진 원장(큰나무이비인후과)과 함께 짚어본다.
ㄴ"귀에서 나는 삐-소리"…젊은 층 이명 환자 증가하는 이유는? ① [인터뷰]
Q. 현재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는 이명의 주요 진단 방법이나 검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명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청력검사(순음청력검사, 어음명료도검사)를 통해 난청 여부를 확인하고, 고막 진찰과 임피던스 검사를 통해 중이 기능을 살펴봅니다.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불편 정도는 이명 설문지를 통해 수치화하기도 합니다.
이후 의심되는 질환에 따라 추가 검사가 진행됩니다. 만성 중이염이나 구조적 이상이 의심되면 측두골 CT를, 어지럼증이 동반되면 비디오안진검사(VNG), 청신경이나 뇌간 병변 가능성이 있을 때는 청성뇌간반응검사(ABR)를 시행합니다.
결국 이명의 진단은 단순히 소리의 유무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청력·중이·전정기관·신경학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민간요법이나 생활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정확한 장비와 경험을 갖춘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이명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이명 치료는 크게 ① 원인 교정, ② 증상 조절, ③ 뇌의 재적응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급성 난청, 중이염, 귀지, 이관기능장애, 턱관절 문제 등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우선적으로 치료합니다. 동시에 불안 완화, 수면 관리, 생활 리듬 개선을 위한 교육과 상담을 병행해 전반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청력 상태에 따른 재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난청이 동반되면 보청기나 이식형 기기를 통해 말소리의 가청성을 회복시켜 이명이 덜 두드러지게 하고, 청력이 정상 범위이거나 경도 손실인 경우에는 백색·핑크 노이즈 등 맞춤형 배경음을 활용한 소리치료로 '조용할수록 이명이 더 크게 느껴지는 현상(조용함의 역설)'을 완화합니다.
이와 함께 수면장애·불안·우울에는 인지행동치료(CBT)나 이완훈련이 효과적이며,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처럼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이뇨·체액 조절, 필요시 고막 내 주사 등 표준 치료가 시행됩니다.
최근에는 일부 만성 환자에서 경두개 자기자극치료(rTMS) 같은 신경 조절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명은 단번에 사라지는 증상이 아니므로, 치료의 목표는 강도와 불쾌감을 줄이고 생활 불편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습니다.
Q. 이명 치료에 사용되는 보청기, 소리치료, 약물 등은 각각 어떤 효과를 보이나요?
이명 치료 수단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역할이 다릅니다. 보청기는 난청이 동반된 경우 가장 효과적입니다. 말소리 인지와 음질을 개선해 이명의 대비를 줄여주며, 최근에는 소리 발생 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있어 보청기와 소리치료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습니다. 소리치료는 난청이 없거나 경도일 때 주로 활용됩니다. 환자의 청력 형태와 불편 양상에 맞춘 배경음을 장기간 청취하면서 상담을 병행해, 뇌가 이명을 덜 인식하도록 재적응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약물은 이명을 직접 없애는 약은 없으며, 돌발성 난청에는 스테로이드, 메니에르병에는 이뇨제를 쓰는 등 기저 질환을 조절하거나 수면·불안·우울 같은 동반 증상을 완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멜라토닌,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이 상황에 따라 처방될 수 있습니다. 혈류개선제나 신경대사제 같은 일부 약물은 근거가 제한적이고 효과에 개인차가 크므로 신중히 사용됩니다.
요약하면, 난청이 있으면 보청기가 1순위, 난청이 없으면 소리치료와 상담이 중심, 약물은 동반 증상 조절에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결국 어떤 치료든 수면·스트레스·소음 환경 관리와 병행해야 최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이명 치료법이나 최신 연구 동향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근 이명 치료의 핵심 흐름은 '개인 맞춤형 접근'으로 요약됩니다. 가장 근거가 확립된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로, 이명이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같은 소리를 '거슬린다'고 인식할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받아들일지에 따라 불편감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훈련하는 방식입니다.
한편,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비침습 뇌자극치료인 경두개 자기자극치료(rTMS)입니다. 이는 청각피질이나 전전두엽에 미세한 자기 자극을 주어 과민화된 신경 회로를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일부 환자에서 이명 강도 감소, 불쾌감 완화, 수면·집중력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시술 중 두피 불편감이나 일시적 두통 외에 큰 부작용이 드물고 안전성이 비교적 양호해, 기존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보완적 선택지로 점차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Q. 환자 스스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이명 관리 방법이나 예방법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명 관리와 예방의 핵심은 소리 습관, 수면, 스트레스, 자세 관리 네 가지입니다.
① 소리 습관
이어폰·헤드폰은 최대 음량의 60% 이하, 연속 사용은 60분 이내라는 '60/60 원칙'을 지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볼륨을 높이는 대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나 귀마개, 오버 이어형 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시간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한 시간마다 5~10분씩 귀를 쉬게 해야 합니다.
② 수면 관리
완전한 정적보다는 백색소음이나 자연음을 배경으로 틀어 이명과 주변 소리의 대비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 소리를 과도하게 크게 틀지는 말아야 합니다. 일정한 수면 리듬을 지키고, 저녁 이후 카페인·알코올·니코틴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③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이명에 더 집중하게 되므로, 짧은 복식호흡이나 마음챙김, 가벼운 유산소 운동·스트레칭을 생활 속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업무 중에는 50분 집중 후 2~3분간 턱·목·어깨 근육을 이완하는 '마이크로 브레이크'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④ 자세·동반 질환 관리
턱관절 장애, 목·어깨 결림, 이갈이 등이 있다면 협진 치료를 통해 악화 요인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비염·부비동염·이관 기능 저하가 있을 경우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며, 새로 시작하는 약이 있다면 이독성 여부를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편측 이명·갑작스러운 청력저하·박동성 이명·어지럼증 같은 경고 신호가 있을 때는 신속히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명은 단순한 귀의 문제가 아니라 뇌·혈관 질환과 연관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